Posting in Korean:

내가 ‘AI’를 바라보는 관점은 다음과 같다.

방대한 파라미터와 이를 효과적으로 담을 수 있는 네트워크 구조를 통해 ‘무언가’를 학습한다. 비정형 입력과 출력을 처리할 수 있는 네트워크 구조는 상호 작용이 가능하다. 이는 마치 지식 그래프에서 방향을 제시하는 지도처럼 보이기도 한다. 무생물이기 때문에, 사람이 지닌 한계에 제약받지 않는다.

비정형 데이터의 입출력이 가능해지면서 다양한 가능성을 마주하게 된다. 학부 시절, “화학 구조식을 그림으로 입력해서 검색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거나 “전자 회로도를 입력하면 유사한 회로도나 그에 대한 설명을 찾아줬으면 좋겠다”라는 생각들이 있었다. 이제는 이런 바람들이 어느 정도 현실화되고 있다. 예를 들어 OP Amp 741의 회로도를 입력하고 각 트랜지스터와 캐패시터의 기능을 물으면 즉시 그 역할과 설명을 찾아볼 수 있다. 대상의 이름이나 기능을 정확히 몰라도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하는지 방향을 제시해 주는 것이다. 또한 비정형 데이터를 정형 데이터로 변환하는 것도 당연히 가능한데, 데이터를 정형화할 수 있다면 기존에 연역적 로직들을 그대로 적용할 수 있게 된다. 초창기 GPT 버전은 계산도 제대로 못한다는 비판이 있었지만, 빈칸들을 찾아내서 연역적 로직을 붙이는 것만으로도 계산 오류들에서 벗어날 수 있게 된다. 귀납적인 방식으로 (머신러닝) 근사적인 해결책을 찾을 수 있기도 하다.

AI를 자동 완성 도구처럼 사용할 때는, 큰 그림을 그리고 그 안에서 세부적인 요소들을 채워나가는 과정에서 유용하게 활용하게 된다. 지도처럼 사용할 때는 새로운 분야를 탐색할 때 어떤 키워드부터 시작해야할지 시작 node들을 쉽게 파악할 수 있게 된다. 내가 놓칠 수 있는 부분들을 점검하게 하면서 그래프에서 예상치 못한 곁가지를 확인해볼 수도 있다. 이런 작업들을 AI 도구들을 통해 수행하면서 필연적으로 느꼈던 피로감이나 심리적인 장벽들이 상당히 내려온 상태. 글을 쓸 때 자주 겪었던 Writer’s block도 해결하는데 도움이 많이 된다. 하다못해 현재 홈페이지에 올린 고양이도 Dalle-E가 그려준 것이다. 그래서 생산성이 10-100x 정도 올라간다고 다소 과장 섞인 말들이 나오기도 하는 것 같다. 개인적으로는 100x가 나오게 되면 그건 원래 방식에 심각한 문제가 있었다고 생각하긴 하지만… 🤣

다만 이 도구로 인해 무언가를 생성하는데도 비용이 확 내려가면서 필연적으로 발생하는 Feedback loop는 우려스럽다. AI 도구로 생성해내는 것들을 어디까지 신뢰할 수 있을지, 교차검증에 드는 비용, 처음부터 다시 만들어야 하는 잠재적인 비용들이 얼마나 될지는 잘 모르는 상태다. 하지만 개인 한 명이 이뤄낼 수 있는 일의 규모가 확 커졌기 때문에 예전으로 돌아갈 수 있을 것 같지는 않다.